코골이무호흡 수술은 가장 효과적인 선택인가
숙면을 취하지 못해 극심한 피로현상을 경험
매일처럼 코를 고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가끔씩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사람은 숙면을 취하지 못해 수면부족 증상을 겪게 된다. 뿐만 아니라 밤사이 산소부족을 겪게 되어 뇌와 심장을 비롯한 장기들은 극심한 피로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워낙 서서히 진행이 되므로 본인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억력이 자꾸 떨어지고 아침에 두통을 경험하거나, 혈압이 높아지고 당뇨가 나타나는 등 증상이 발견되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뇌 활동성이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뇌세포 손상까지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 환자의 뇌세포는 훨씬 빨리 손상된다. 뇌는 산소가 1%만 부족해도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산소에 민감하다. 정상적인 인체의 산소포화도는 95%이하로 떨어져서는 안 되는데 수면무호흡 환자의 경우 혈중 산소 농도가 70~80%로 떨어지고 심하면 60%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이때 뇌의 활동성이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뇌세포 손상이 온다. 심하면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이렇게 수면 무호흡증으로 심한 뇌 손상을 입은 사람의 경우 치료를 시작해도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회복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뇌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집중력 저하, 인지기능이 떨어지는데 본인은 이런 변화에 당황하게 되고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화를 내게 된다. 반복될 경우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골이를 ‘죽을 병도 아닌데, 그냥 이렇게 살지’라고 대수롭게 여긴다. 하지만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소음으로 생활이 약간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뇌세포를 괴사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라고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코골이무호흡 치료는 수술이라는 인식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코골이 치료는 수술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한 해에도 수만 명이 코골이 수술을 받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수술의 고통과 회복 과정의 후유증을 경험하고도 다시 코를 곤다. 이유는 코골이의 원인이 다양하다는 데 있다.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단순히 목젖이나 편도 같은 연조직를 제거하거나 삐뚤어진 비강을 바로잡는다고 코골이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코골이의 원인은 코, 편도, 혀, 하악, 구강구조, 골격구조, 비만 등 다양하다. 하나의 문제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레이저 구개인두성형술
코골이 수술은 레이저로 목젖과 연구개 부분을 넓히는 수술로 재발률이 높고, 오히려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할 수 있다.
레이저 구개인두성형술은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돼 1988년 국내에 도입됐다. 기존의 코골이 수술은 전신 마취상태서 1시간 정도에 걸쳐 늘어진 목젖이나 비정상적으로 늘어진 연구개를 잘라내 공간을 넓혀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레이저 구개인두성형술은 부분 마취 상태서 10여분 만에 끝난다는 장점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됐다. 거의 모든 개원이비인후과와 일부 대학병원이 코골이의 치료법으로 수술을 시행했고 그 과정에서 ‘코골이’ 하면 ‘수술’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소리 없는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이 생겨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 했는데 레이저로 목젖과 연구개 부분을 넓히는 수술을 하면 폐로 넘어가는 관인 인후강이 좁아져 수면무호흡증이 생기거나 악화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목젖과 연구개 부분은 잘라내 넓어져 코골이 소음은 줄어들었지만 소리 없는 코골이로 인한 수면 무호흡증이 생겨 오히려 더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코골이 수술을 받은 사람은 코를 골지 않더라도 호흡이 멈추는 증상이 있거나 자다가 자주 깨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침에 피곤하고 두통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
수술 환자의 80~90프로가 코골이 증상 재발
레이저 코골이 수술을 받은 사람 중 코골이가 재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10년 전만 해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레이저 구개성형술’을 받은 환자의 약 80~90%가 코골이 증상이 재발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2002년 미국수면의학회는 레이저 코골이 수술이 투자에 비해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레이저 코골이 수술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레이저 코골이 수술이 재발이 많은 것은 레이저라는 도구가 가진 문제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레이저 수술은 높은 온도의 빛을 이용하여 피부를 절개하는데 이 과정에서 화상을 입은 피부가 시간이 지나면서 쪼그라들고 다른 피부보다 딱딱해지게 된다.
수술로 코고는 증상을 없애지 말고 코를 고는 원인을 해결
수술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기도가 확보되면서 코골이 증상이 사라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잘린 연구개와 목젖 입구의 둥근 관 부분이 통째로 수축돼 공기가 유입되는 공간이 수술 전보다 더욱 좁아져 다시 코를 골게 되는 것이다.
코골이 수술은 기도 주변의 연조직을 제거하는 것인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라나는 경우가 많아 재발률이 높다. 코를 고는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코를 고는 소리라는 증상을 없애기 위해 소리가 나는 부위를 떼어내는 수술이 결코 최선이 될 수 없다. 때문에 코골이 수술은 모든 치료 방법을 다 동원해 본 후 가장 마지막으로 시도해야 한다.